지지난주의 경험담[선교사 가정 방문 대응기]

  요즘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일파가 선교사 23명(아래 포스팅의 링크 참조)을 붙잡고 노래방 사장처럼 찔끔찔끔 서비스 시간을 주고 있는 사태를 보다보니, 뜬금없이 지지난주에 있었던 일이 다시 기억났습니다.

  이번 달 13일인가 14일 쯤에,그 요즘에 유행한다는  '아줌마 두 명이 한조로 움직이며, 무작위로 아무집이나 방문하여 설문조사 빙자하여 문을 열게 만들고 선교에 임하는' 그것이 저의 집에 찾아왔습니다. 열심히 초인종을 눌러서 나가보니 '설문조사입니다~'하는데, 그 전에도 비슷한 사람들이 와서 상대도 안하고 현관문을 꽈당 닫았던 전례가 있는 바, 똑같이 해줄까 고민하다가 다음과 같은 분기도가 머릿속에 뜬 듯 합니다.

1>출근 시간까지 여유가 있나? -> Yes
2>오늘 기분이 좋은가? ->  Yes
3>나는 관대한가? -> Yes
4>무슨 소리를 할지 궁금한가? -> Yes
5>포스팅꺼리가 필요한가? -> Yes

Condition level [all clear] ->행동[선교에 응한다] [실행]

  인상 좋아보이는 아줌마 두 분이었습니다. 그 중 한분(A)은 나이가 30대 초반으로 추정되며 다른 한분(B)은 20대 중 후반으로 추정, 나중에 얘기를 하면서 보니, 주로 말을 풀어 놓는 쪽은 역시 관록이 좀 더 있어보이는 'A'씨였고, 'B'씨는 주로 뒤에서 맞장구를 쳐주는(...)역할 이었습니다.

  먼저, 문을 열게 만드는 핑계이던 설문조사의 내용은 대충 훑어보면,

창세기에서 하나님이 자신을 '우리'라고 지칭한 건 무슨 의미라고 생각하나? 
다음 기념일중 성서에 근거를 두고 있는 것은?
안식일은 정확히 언제인가?

등등등, 주로 2000년 동안 만들어진 성서이외의 것에서 유래된 기독교 전통에 대해 묻는 내용이었습니다. 물어보니, 자신들은 '성서로 돌아가자!'가 모토라더군요. 그래서 제가 '당신네 종파는 이름이 무엇?'이라고 물어보니 버럭'우리가 정통 교회샴 ㄳ'라는 반응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쪽은 '아니, 정교회랑 카톨릭(천주교)이외는 다 개신교도지. 뭔 닭소리삼'이라 응수하여 잠깐동안 교회의 정통과 신흥 교파에 대한 얘기를 하다가, 드디어 본론으로 들어갔습니다.

다음에 나오는 대화는 기술하기 쉽도록 문체를 간결히 요약했습니다. 실제로 아래에 나오는 식의 말투로 대화가 오가지는 않았으며, 분위기는 시종일관 우호적이었음을 미리 주지합니다.

"A" // 설문 조사에 답한 것을 보니, 성서에 대한 이해가 깊은 것 같다.
가일// 과찬이다 ㄳ.
"A"//교회에 다니는가?
가일//예전에 카톨릭 교적에 오르고 영세를 받았지만, 지금은 안간다.
"A"//어째서 안가는가?
가일//대가리 크면서 내린 선택이다. 어쨌든 안가.
"A"//하나님은 실제로 역사에 현현하시고 지금 세상에 그 증거들이 있다.
가일//가져와봐라
"A"//성서
가일//(피식)

"A"//하나님은 실제 역사를 이끌어가시고 그것을 성서가 증언하고 있다.
가일//근데 그 니마는 역사가 진행되는 동안 성격이 자꾸 바뀐다. 역사에 휘둘리는거 아냐?
"A"//하나님은 시종일관 같으신 전능한 분이삼!
가일//닭소리즐. 창세기에서 그 니마는 똘마니 아브라함에게 '아내를 바쳐서라도 평화를 구걸하도록 하는' 똘추였다. 그러던 놈이 나중에 어떻게 되나? 출에굽기에서는 파라오 머릿속에 맘대로 들락거리면서 '대가리에 X만 찬 놈'으로 만들지를 않나, 모든 장자를 죽이질 않나, 팔레스타인(가나안)을 정복할때는 "남여노소양염소개소말돼지 누구든지 죽여요~ 모두 쳐죽여~♪"하는 학살자가 된다. 그러던 것이 이스라엘 왕국 시대를 거치고 바빌로니아에 정복당했을땐 캐버로우 타고 꿈이랑 답안지만 보여주다가, 예언서 시대에 가서는 드문드문 정신나간 선지자들이나 한명씩 보내서 쑥덕쑥덕 하게 만들고 자기는 코빼기도 안보이는 히키코모리가 되지 않나.
 "A"//하나님께서 다 마련이 있으셔서 그런거다. 그분이 인류를 이끌어갈 방법을 적절하게 바꾸는 거다.
가일//그 해석은 나도 안다. 나도 교부철학자 아우구스티누스의 역사관을 봤다. 근데 과거나 미래 없이 모든 순간이 다 현재인 그런 전지전능한 색휘가 갖가지 찌질행위&변덕을 부리는거냐. 끼워맞추기는 사양이다.
"A"//그 답이 성서 속에 있다.
가일//당신이나 나보다 훨씬 똑똑했던 사람들이, 그 빌어먹을 소리에 매달려서 파들어가다 결론이 달라서 자웅을 겨루고 혈액을 손실했던 예가 부지기수다. 그 성서에서 답해주지 않는 부분들 때문에 기독교가 이단이랑 수없이 싸워온거 아니냐. 당신네들이 '즐이셈'하고 있는 그 성서외적 전통가운데는 그런 성서로 설명이 안되는 부분에서 이단과 맞서기 위해 내세운 부분들도 상당수 있는걸로 알고 있다.  

-복음서의 기적에 관하여-

"A"//신약의 복음에서는 예수의 기적을 증언하고 있다.
가일//어떻게 믿냐. 닭소리다.
"A"//그 시대 사람이 직접 보고 쓴 기록이다. 신빙성 있지 않나?
가일//(피식)

가일//사대 복음서가 언제 기록됐는지 모르나?
"A"//안다.
가일//기원후 3~4세기 무렵이지?
"A"//그렇다. 흠, 잘 알고있군.
가일//그치? 예수 뒈진지 3~4백년 뒤에 쓴 책들이다. 그걸 알면서 당대 사람들이 썼다고 말하다니 웬 닭소리냐. 예수는 살아있을 당대에는 유대교에 뿌리를 둔 신흥 종교의 교주였다. 후대에 그 추종자들이 교주의 행적을 미화하고 윤색하는건 뻔한거 아니냐. 하긴 그거 생각하고 있을 정도면 믿는 사람이 아니겠지.

가일//그리고 사대 복음서 가운데 막장 요한의 복음서 봐라. 이 찌라시는 기술목적 자체가 예수의 삶을 구약에 있는 예언서들의 기록과 어떻게든 끼워맞춰서 '예수니마는 간지폭풍 후덜덜 우리 구세주가 맞아요!'를 선전하려고 만든 책이다. 아, 그리고 당연히 이것도 예수 죽은지 몇 백년 뒤에 쓰여진거 알지? 로마 제국이 기독교를 국교로 인정한 다음에 쓴 책이란 말이다.

-이후, A는 복음서 기술의 진위를 증언하는 것은 포기한다-

"A"//묵시록을 알고 있지? 그게 지금의 세계를 예언하고 있다.
가일//그건 또 뭔 닭소리냐. 요한 묵시록은 복음서들과 달리, 로마제국의 박해가 가장 심할때 기술됐다. 그 말인 즉슨 "니들이 지금 아무리 참기 힘들고 괴로워도, 저 종간나 로마섹휘들 결국엔 다 망하고, 우리세상 온다. 좀만 참고 기다리삼!"이라고 선전하기 위해 쓴 찌라시의 혐의가 짙다.

-A는 묵시록의 기록과 현대 세계 정세의 연관성을 끼워 맞춰 어떻게든 해보려다 포기한다-
-그리고 A는 구약을 통해 보여진 '하나님이 역사를 예언하심'을 보여주고자 한다.-

"A"//구약에서는 실제로 후대 인류의 역사 상황을 예언한 부분들이 있다.
가일//그런것도 있냐?
"A"//실제로 나라 이름까지 완벽하게 예언한 후덜덜한 대목들이다.
가일//찾아서 보여줘라. 개념자료 인정되면 붐업해준다.(방안에서 책장에 꽂혀있는 공동번역판 성서를 꺼내 가져온다)
 
-A는 다니엘 서를 펼쳐서 바빌로니아 왕 느부갓네살(네부카드네자르)이 꾼 꿈에 대한 해석이 나온 부분을 보여준다.-

"A"//봐라, 바빌로니아가 망한 뒤에 메나와 바사(바사는 이란, 즉 페르시아를 말한다) 헬라(그리스)가 차례로 일어나고 그들 조차 또 다른나라에게 망했다가, 열 왕국으로 분열되고..
가일//호오라.
"A"//개념자료 인정? 붐업 고고씽? 
가일//다니엘서 언제 써졌게?
"A"//기원전 4~5세기로 알고있다.
가일//그 무렵에는 네부카드네자르의 바빌로니아는 옛날에 망했고, 이미 아케메네스조 페르시아와 그리스(헬라)가 티격태격하는 시절이다. 이건 마치 막 내앞에서 넘어진 놈 앞에서 "나는 사실 그저깨부터 니가 방금전에 넘어질 것을 알고 있었다"하고 으시대는거랑 같은 닭소리 아니냐.
"A"//여기 그 뒤의 왕국들이 세 개로 분열되고 그 뒤에 나온 왕국이 열개로 쪼개질거라는 소리는 사실과 같지않는가!
가일//알렉산드로스 사후에 헬레니즘 왕국이 분열된것과, 그 뒤에 로마제국이 오고 나중에 분열된걸 말하는건가?
"A"//그렇다.
가일//헬레니즘 제국이 마케도니아 본국과 셀레우코스, 프톨레마이오스 이렇게 분열된건 인정한다. 근데 왜 로마가 열개야? 동서 로마로 분열되어 봤자 두 개, 최종적으로 프린캡스(황제)를 4명으로 둔 것을 말한다 해도 4개, 속주 갯수로 따지면...
"A"//아니, 로마가 망해갈때 다른 민족들이 침입해서 세운 나라들까지 포함이다.
가일//닭소리 마라, 그럼 열개 넘는다.

-A의 레퍼토리에서 역사 문제는 버로우한다-

가일//고럼 이쪽이 묻겠다. 내가 아는 사람들 가운데 이반이 있다. 그 친구에 대한 당신들의 입장은 어떤가?
"A"//성서에서는 어떻게 됐나?
가일//소돔과 고모라의 멋진 남자들은 불벼락 맞고 망했다.
"A"//우리는 성서 그대로 믿는다. 이반은 어쩔수 없다.
가일//닭소리는 좀 작작해라. 과학적으로 이반은 선천적인 사람이 많다. 그럼 하늘에 있는 그 놈이 처음부터 저주좀 받아봐라 하고 작정하고 만든 인간도 있단 소리냐? 그건 무슨 기준인데? 전생이라도 있다고 믿는거냐?
"A"//그렇다. 전생은 있다.
가일//성서 지상주의 라메? 성서 어느 귀퉁이에 전생에 대한 소리가 있냐? 약먹었니?
"A"//성서에서는 영혼들이 하느님 곁에 있을때라는 표현이랑, 그분에게 돌아갈때라는 표현이 있다.
가일//전생이라 하면 이 세상에 태어나기 전에 이미 죄를 지을 수 있는 생활이 있을 거라는 얘기 아니냐? 성서 어느 귀퉁이에 그런 소리가 나오는데?
"A"//그런거 엄따.
가일//니가 먼저 있다고 했거든 ㄳ

-A의 사회적 논란 등에 대한 성서적 해석은 버로우 한다-

가일//근데, 당신들도 돼지괴기 안먹고, 비늘 없는 생선은 안먹나?
"A"//아니, 먹는다.
가일//구약에서 먹지 말라그랬거든? 당신들 성서 지상주의라메?

-가일은 차마, "생리하고 있는 여자는 부정하므로 만진 놈은 부정탄다. 부정탄 놈은 제물을 바쳐라!"라는 구약성서 민수기의 대목을 들추지는 못했다.-

"A""B"//성서 속에 길이 있는데..(아쉽)
가일//즐
"A""B"//성서 속에 길이 있는데..(아쉽)
가일//....
"B"//니마가 머릿속에 가진게 너무 많아서, 하나님께서 애써 마련한 기회도 잡지 못하는 거에요. 사람이게 세 번의 기회가 있다고 하는데 그중의 한번을 이렇게 날리는게 너무 아쉽삼.
가일// 그만 됐삼. 재밌었삼
"A""B"//빠이염~
가일//잘가삼~

-가일은 '인생에 세번의 기회가 온다'는게 성서에 나오는 말인가?'라고 딴지를 걸 기회를 놓쳤다-

-그리고 문을 닫고나니, A와 B가 옆집 초인종을 누르는 소리가 들리더라[...]


한줄 요약 : "닭소리입니다."

by 가일 | 2007/07/24 02:37 | 가일사탄과이단의성도들 | 트랙백 | 핑백(1)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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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ed at 조용하고 감성적인 우주원숭이 .. at 2007/07/27 00:25

... 술된 네부카드네자르(느부갓네살) 왕의 꿈과, 요한계시록과 로마사의 연관성을 증거로 들었습니다. 똑같은 패턴에 대하여, 저 역시 같은 패턴으로 응수를 하려고 하였습니다(지난 포스팅 참조). 그리하여 네부카드네자르의 시대와 다니엘 서가 기술된 시기의 불일치를 지적하고 변을 풀어나갈때 대답이 가관이었습니다."제대로 알고 말하셔야죠. 느부갓네살입니다. 모르시 ... more

Commented by at 2007/07/24 02:46
zzzzzzzzzzzzzzz
Commented by 토우 at 2007/07/24 02:46
와우, 멋져요! 전 저런식으로 대응할 머리가 없어서 그냥 아, 지금 제가 좀 바빠서. 쾅,하고 마는데... u///u 성서는 최초의 판타지 소설이라길래 5년전쯤에 읽어볼까하다가 한장인가 읽고 그만 둔 것 같은...[머엉]
Commented by 몽상쟁이 at 2007/07/24 04:08
깔깔깔;; 역시 저 알고리즘을 모두 통과해야만 생기는 부처급 여유인가염. ㅋㅋㅋ
Commented by 타이니가넷 at 2007/07/24 15:28
"가일//성서 지상주의 라메? 성서 어느 귀퉁이에 전생에 대한 소리가 있냐? 약먹었니?"

훌륭해! 진짜 뒤집어져라 웃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Commented by A강진 at 2007/07/24 20:26
1.도를 아십니까?
2.혹은 일본어.
3.침흘리며 괴폐인연기.

3번이 작살이지요.
Commented by 가일 at 2007/07/24 23:18
교왕//웃기지?

토우//카톨릭에서 쓰는 공동번역판은 문체가 읽기 쉽고 깔끔합니다.

몽상쟁이//부처급이라고 하면 부처님께 죄송하지요 ㄲㄲ

타이니가넷//성서지상주의! ㅋㅋㅋㅋ

A강진//2번은 일본어 능력이 없으므로 패스. 1번과 3번은 상대가 아니라 이쪽이 병신이 되는거라 용납 못합니다. 귀찬으면 그냥 무시하고, 여유가 있으면 정면으로 개관광을 태워버리는게 작살이죠.
Commented by 김진리 at 2007/07/25 01:33
훌륭하다 ㅋㅋㅋ

걔들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어거지를 무력화하다니. 역시 앱노멀이야 ㅋㅋㅋ
Commented by Lupus at 2007/07/25 12:14
역시 8개국어.... 선생님 존경합니다.
Commented by 오뎅사리 at 2007/07/26 22:26
.......조심해요;; 저런사람 기독교 사칭하고 이상한데 가서 '자~이제 속옷까지 벗고 이 하얀 옷을 입은다음 이 떡과 포도주를 먹어라~~~그럼 너희도 우리의 형제가 되느니라~그리고 먹었으면 떡과 포도주값 30만원 내놓고~~' 라고 합니다.-_-
Commented by b.x at 2007/07/27 00:53
ㅋㅋㅋㅋ 아놔. 조낸 신랄하다ㅋㅋㅋ 방문전도 엿먹이기의 적절한 본이로군 ㅋㅋㅋ
Commented by Cuchulainn at 2009/04/28 04:48
나중에 들어와봤습니다.

정말 멋지군요.

*저같았으면 "원균행장록 보면 원균도 천하명장이라던데, 그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정도로 성서가 어쩌고 이야기 하는건 원천봉쇄 했겠습니다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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