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18일
킹덤 컴

정말로 덜컥 당첨되다니;
킹덤 컴이 속해있는 그래픽노블이라는 유형은 생소합니다. 세상에는 오만가지 형태의 만화가 있고, 앞으로도 새로운 모습이 나오겠지만, 한 사람이 접해볼 수 있는 만화의 형태는 의외로 많지 않습니다. 대게는 자신이 속해있는 거의 고립된 환경 안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만들어진 장르에만 익숙하기 마련입니다. 한국의 산에서 퓨마를 볼 수 없는 법입니다. 자연이나 인간의 다른 문화와 마찬가지로, 만화의 장르는 지역성을 가집니다. 그래픽노블이라는 형식은 동아시아식 만화에 익숙한 저같은 사람에게는 구한말 이양선이나 서인도제도의 산타마리아 같은 존재죠. 제가 킹덤 컴 이전에 접해본 그래픽노블은 시공사에서 번역출간한 저스티스가 유일합니다.
익숙하지 않다는 벽을 넘는데는 사실 그렇게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약간의 노력이 아예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킹덤 컴은 적어도 이계의 포탈 너머에서 미지의 존재가 던져놓은 괴기한 블랙박스는 아닙니다. 우리 같은 사람들이 역시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만든 무언가죠.(입이 쩍 벌어지는 그림은 이걸 그린 사람이 우리와 같은 존재라고 믿는데 장애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우리네에게 익숙한 만화와는 다른 현란한 그림과 서사방식에 익숙해지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와 캐릭터가 잡힙니다.
킹덤 컴은 신들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그리스신화와 마찬가지로 큰 부담을 가지고 접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원하는 것을 멋대로 강요할 수 있는 힘을 자유의 이상향으로 꿈꾸던 고대 문명인들의 야만적인 신들과는 달리, 이들은 정의를 숭상합니다.실제 세상의 신보다도 사람들이 바라는 형태로 더 성실하게 일해주었던 부지런한 신들입니다. 실제로 킹덤 컴과 저스티스를 보는 내내 이들을 신에 비유하는 언급이 자주 나오지요.
킹덤 컴의 주요한 갈등은 마치 티타노마키아를 반대로 뒤집어놓은 것 같습니다. 세대갈등은 연애문제와 함께, 인류 문화의 영원한 떡밥일겁니다. 문명세계의 환경은 자연보다 항상 급격하고 빠르게 변화하니까요. 짧은 성장기에 만든 선입견으로 평생을 살아가도록 진화된 자연스러운 인간에겐 참 귀찮은 환경입니다.
티타노마키아에서는 풋사과들이 어버이 티탄 세대들에게 반기를 들었지만, 여기서는 어버이들이 골치아픈 신세대들을 올바르게 '교육'하고자 합니다. 과격한 행동파들인 신세대 초인들이 악당을 때려잡다가 큰 사고가 터지고, 보다못한 이전 세대의 영웅들(슈퍼맨, 원더우먼, 그린랜턴 등등...)이 다시 복귀하죠. 그러나 막나가는 신세대를 위한 교육 방법이란 것에도 노선이 갈라집니다. 소떼처럼 몰아 가둬놓더라도 가능한한 평화롭게 타이르는 노선과 말안들으면 북어처럼 타작을 해야한다는 방침. 그 외에도 신들로부터 인류의 존엄을 지키고자 하는 핑계(!)로 암약하는 악당들,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 등등......
이들을 스크립터가 어떻게 엮어 놓았는지는 아마 직접 보고 판단하는 편이 빠를겁니다. DC의 영웅들에게 익숙한 사람이나 그렇지 못한 사람(우리나라의 독자들은 대부분 후자겠지요.)에게나, 킹덤 컴의 텍스트는 한마디로 흥미진진합니다.

"행님, 고마 궁상떨지말고 어여 돌아오이소. 아들 놔두면 못쓰겄더라예!"
"뭬야!"
이분이 슈퍼맨이십니다.
오오 진리중년 오오!
쫄쫄이보단 사복이 훨씬 멋있는 분입니다.
"뭬야!"
이분이 슈퍼맨이십니다.
오오 진리중년 오오!
쫄쫄이보단 사복이 훨씬 멋있는 분입니다.

# by | 2008/11/18 23:52 | 잡담록 | 트랙백(1)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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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킹덤컴.. 마크 웨이드와 알렉스 로스의 역작!!
이번에 이글루스의 킹덤컴 리뷰에 당첨되어서, 덕분에 킹덤컴을 보는것만이 아닌 소장하게 되었다. 그리고 킹덤컴은 소장할만한, 아니 그래픽 노블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소장해야만 하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번 리뷰를 가능하게 한 이글루스에게 먼저 감사의 표시를 한다.. 킹덤컴은 우리가 어느정도 알고 있는 세계와는 다른 엘스월드의 이야기이다. 우리가 아는 히어로들은 나이가 들었고, 완전히 새로운 슈퍼 휴먼들이 활개치는 세상이 되었다. 그리......more